다니엘 바렌보임 -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회 - 마지막날


날짜 : 2011.08.14 (일)

장소 :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프로그램 : 베토벤 교향곡 2번, 9번 

Daniel Barenboim & West Eastern Divan Orchestra 






- 드디어 대망의 마지막 날. 영화보고 갔더니 체력 고갈.. 일요일 공연인데도 공연장 도착하기 전에 지쳐버렸다. ㅠ_ㅠ




- 워낙 기사화가 많이 되긴 했지만, 연주 중단 사건자체는 좀 신선했다. 하하
짜증나기 보다는  신기했고..
이걸 '거장의 심통'으로 봐야 할지 공연 환경 '열악'으로 봐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날 콘서트 홀은 내 기준으로는 엄청~~~ 나게 추웠는데, 1층에는 그 냉기가 전달이 안된 모양이지 ?




- 더불어, 이번 공연에 대한 기사에서의 불만은 좀 이해가 안된다. 애초에 전문가란 사람들은 이 오케스트라가  프로(?) 오케스트라가 아닌 것은 알고 있지 않았나? 연주에서의 아쉬움을 그런 식으로 까는건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물론 그런 비판과 연결되서 티켓 가격 까는건 좀 이해가 되지만..




- 어쨌든 각설하고 공연에 대한 이야기




- 이번 4일 간의 공연 중 가장 좋은 소리를 들려줬던게 오늘이었던 것 같다.
일단 2번은 , 그간 짝수번 교향곡을 들으면서 아쉬웠던 감정을 죄다 날려주었다.  
일단 연주하면서 길 잃지 않은 것만 해도 어디냐며 위안을 하기도 했지만 하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연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보였다(아니면 마에스트로한테 혼날까봐??)


금관에서의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뭐 이정도면 3일간 들었던 다른 짝수 교향곡에 비하면 양반이다 싶어서(-_-) 


- 2번을 실연으로 들어본 건 처음인데, 후기 교향곡 느낌도 살짝 나는게 생각보다 좋았다. 기회되면 종종 들으러 다녀야 할듯.




- 9번은 뭐 말할필요 없이, 이 오케스트라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를 다 보여줬다.
 실황음반이 왜 9번부터 나왔는지 알 수 있는. 그러니까 나름대로의 자신감이 있어보였달까.


공연기간 내내 보여준 거칠고 투박한 느낌 - 아직은 오케스트라의 한계로 보이기도 하는데 - 과,
이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가지는 정치적인 입지(지휘자가 이 상황을 이용하던 뭐던 간에, 이 오케스트라는 그게 쭈우우우욱 따라 다닐테니 무시할 수 없을 거다)가 9번에서 제대로 된 시너지가 발휘했다고 본다.

2악장의 연주가 기대보다 좋았고.. 


대편성 답게 4번에는 나름대로 짱짱한 사운드를 보여줬고 - 다만 합창단 소리가 더 좋았다는게 문제라면 문제? 하하
4악장의 합창은 어린이들의 패기에 지지 않는(?!) 모습이었고, 솔리스트는 예전 시향때 들었던것보다 10배이상은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9번이 4일간의 공연 중에서 가장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내가 느낀 감동이 이 오케스트라가 가지고 있는 어떤 '이미지'와 어우러져 나온, 그런 학습화된 감동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 4일간의 베토벤 교향곡 속성 듣기는 나쁘지 않았다.
이 공연이 티켓가격의 값어치를 하느냐라고 물으면 잘 모르겠지만  단기간에 1-9번까지를, 거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의 지휘로 들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나름대로 돈값을 하지 않았나 싶다. 


더불어 그 거칠고 투박한 연주 속에서도,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 매일매일 1번 이상은 있었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막귀라서, 클래식 초보자라서 그렇게 받아들인다고 읽으면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할 말은 없고..



그나저나, 다음에는 뭘 보러 가지...